나의 창업 스토리 - 수학에서 생명과학까지, 영재성을 창업으로 꽃피운 여정 (기고문)
posted: 20-Dec-2025 & updated: 21-Dec-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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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여기
나는 실리콜밸리(Silicon Valley)의 AI-Biotech 회사 에루디오바이오(Erudio Bio)의 공동창업자이자 최고기술책임자(CTO)이며 한국지사 대표이다. 또한 실리콘밸리 프라이버시 보존 AI 포럼(K-PAI: Silicon Valley Privacy-Preserving AI Forum)의 창립멤버이자 리더로서 사업가·투자자·엔지니어·과학자 등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을 연결하는 생태계를 만들고 있다. 그 외에도 74년 역사의 비영리단체 Salzburg Global Seminar의 KFAS-Salzburg Global Leadership Initiative Fellow, 대한한의사협회 인공지능 TF 위원과 서강대학교 전자공학과 방문교수, 대구경북과학기술대학(DGIST) 전기전자컴퓨터공학과 자문교수, 그 외 다수 기업의 자문도 맡고 있다. 그리고 올해만 AI 및 Biotech 관련 특강 50여 회를 진행했으며, 최근 Erudio Bio는 게이츠 재단으로부터 백만불 Grant를 받았다.
어린시절 - 근본적인 원인의 탐구
나는 어린 시절부터 수학을 좋아했다. 숫자가 만드는 패턴, 논리적 아름다움이 내게는 놀이였다. 등하굣길 계단 개수의 패턴을 분석하고, 국민학교 5학년 때 탐구생활에서 만난 완전수 개념에 매료되었다. 동네 컴퓨터 학원에서 배운 BASIC 언어로 서울시 대회에도 출전했다.
그러나 암기 과목에서는 꽤 고전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지금 돌이켜보면 내 뇌는 이해되지 않는 것을 단순히 외우는 것을 거부했던 것 같다. 대신 빠른 시간에 성적을 올리기엔 불리했지만 일단 이해하고 나면 근본까지 파고들었다. 암기 중심 교육에서 이것은 약점이었다. 하지만 서울과학고등학교에 입학하는 순간 이 모든 것이 바뀌었다.
서울과학고등학교 – 인지적 도약
드디어 나는 내가 있어야 할 곳을 마침내 찾은 듯 했다. 암기가 아니라 이해를, 정답이 아니라 과정을, 결과가 아니라 “왜”를 묻는 교육. 수학과 과학을 사랑하고, 호기심으로 가득 차고, 밤새 한 문제를 붙잡고 씨름하는 것을 즐기는 친구들. 그리고 이 모든 것을 뒷받침 해 주셨던 선생님들. 그곳에서 나의 잠재력이 비로소 깨어났다. 그동안 억눌려 있던 나의 진짜 능력이 드디어 출구를 찾았다. 문제를 푸는 것이 아니라 문제를 만들고, 정답을 찾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접근법을 창조하고, 배우는 것이 아니라 탐구했다.
특히나 내가 원래 좋아했던 수학 영역에서 나는 커다란 인지적 도약(Cognitive Leap)을 경험하였다. 선행학습을 전혀 하지 않았던 나로서는 과학고등학교를 입학할 당시에는 꿈도 꾸지 못했던 수학올림피아드 클럽에 들어가서 재능 있고 뛰어난 친구들과 같이 공부하고 겨루고 배우며 내 수학 실력을 마음껏 갈고 닦을 수가 있었다. 내 안에 있었던 잠재력을 확인하고 놀라는 순간들이 한 두 번이 아니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상하다. 그 무엇보다 수학은 내게 즐거움 그 자체였다.
대학 진학 시 가장 하고 싶었던 것은 수학, 두 번째는 물리학, 세 번째가 전자공학이었다. 담임선생님과 아버지의 진학지도로 서울대 전기전자제어계측공학부에 입학했는데, 돌이켜보면 최고의 선택이었다. 대학 공부 중 알게 되었지만 나는 극단적으로 추상적인 수학을 좋아하면서도 세상에 실질적 변화를 만드는 일에서 큰 보람을 느끼는 사람이었다. 어린 시절 프로그래밍에 빠져들었던 것도 바로 이 두 가지를 모두 충족시켜주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유학 – 불확실성 속의 선택
대학 4학년, 유학을 준비하던 나는 특별히 하고 싶은 분야를 찾지 못했다. 그래서 당시 가장 “핫”한 디지털통신을 선택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진정성 없는 선택이었지만, 어쩌면 나는 그때 이미 불확실성 속에서도 한 걸음 내딛어야 한다는 것을 어렴풋이 알고 있었는 지도 모르겠다. 역설적이게도 이 명확하지 않은 출발이 결국 내가 진짜 사랑하는 분야로 나를 이끌었다.
스탠포드 – 운명적 만남
디지털통신은 전자공학 계열의 분야 중 가장 수학을 많이 쓰는 분야 중 하나이다. 정보이론(Information Theory)과 코딩이론(Coding Theory) 등이 그 핵심 기반을 이루고 있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그러나 스탠포드에서 디지털통신 수업을 들어면서 나는 이 디지털통신도 나에게는 충분히 수학적이지 않다는 걸 깨달았다. 내가 원했던 것은 더 깊은 수학적 아름다움, 더 근본적인 원리였다. 그러던 중 나는 Stanford 전자공학과에서 수학을 하는 교수님을 만났다. 바로 Prof. Stephen Boyd! 그 순간, 모든 것이 명확해졌다. 1999년 겨울학기 어느 날 밤, 기숙사에서 교수님의 EE364: Convex Optimization 수업 숙제를 하고 있었다. 문제를 풀어나가면서 나는 깨달았다. 내가 평생 찾아 헤매던 것이 바로 이것이다. 수학의 엄밀함과 공학의 실용성이 완벽하게 만나는 지점. 내 가슴은 뛰었고, 나는 그 자리에서 교수님께 이메일을 보냈다. 다음날, 나는 Boyd 교수님 연구실에 합류했다. 마침 얼마 전 박사자격시험(Ph.D. Qualifying Examination)을 통과한 직후였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나는 Boyd 교수님의 첫 번째 한국인 제자가 되었다. 그리고 나의 박사학위논문 제목은 “Convex Optimization for Digital Integrated Circuit Applications”가 되었다. 내가 사랑하는 수학과, 내가 배운 반도체 공학이 하나로 만나는 순간이었다.
삼성에서 아마존까지
2004년 박사학위 직후 나는 내 주위 사람들을 놀라게 한 결정을 내렸다. 나는 학계 대신 삼성전자 반도체를 택했다. 스탠포드 박사, Stephen Boyd 교수님의 제자라는 후광으로 학계에 남을 수도 있었다. 그러나 나는 최적화 이론을 실제 반도체 설계와 제조에 적용하고 싶었다.
그리고 2017년, 나는 12년간의 삼성 생활을 마치고 나는 아마존으로 향했다. 그 무렵 실리콘벨리는 AI라는 새로운 언어로 미래를 쓰고 있었다. 책과 기사를 읽으며 나는 확신했다—이것은 단순한 기술 트렌드가 아니라 패러다임의 전환이었다. 이 변화의 한가운데 서기 위해서는 선택지가 하나뿐이었다. AI 혁명의 진원지, 실리콘밸리로 가는 것. 그렇게 나는 가족과 함께 태평양을 다시 건넜다.
아마존에서 Senior Applied Scientist로서 내 미션은 명확했다. AI를 활용해 고객 경험을 개선하고, 실질적인 비즈니스 가치를 창출하는 것. 내가 주도한 프로젝트 중 하나였던 Amazon Mobile Shopping App의 Main Menu Personalization을 통해 나는 딥러닝과 최적화 기법을 결합해 아마존에게 연간 2억 달러 이상의 매출 증대를 가져다 주었다. 아마존에서 배운 가장 큰 교훈은 속도와 규모였다. 실리콘밸리에서는 완벽한 솔루션보다 빠른 실행이 중요하다. 그리고 좋은 아이디어는 수백만, 수천만 사용자에게 즉각적인 가치를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배움은 따로 있었다. 속도와 규모를 가능하게 만든 것은 바로 기업문화였다. 이 깨달음은 내가 이후 창업하고 회사를 운영하는 데 실로 커다란 밑거름이 되었다.
가우스랩스 – 첫번째 창업
2020년, 나는 드디어 창업가의 길에 들어섰다. SK그룹이 스핀오프한 산업인공지능 스타트업 회사 가우스랩스(Gauss Labs)를 공동 창업하고 CTO 겸 글로벌 R&D 총괄을 맡았다. 회사 이름을 가우스로 정한 것도 우연이 아니었다—Boyd 교수님을 통해 내 학문적 계보가 닿는 그 위대한 수학자의 이름이었다. 가우스랩스는 산업 AI 전문 기업이었다. 제조업의 복잡한 문제들—불량 예측, 공정 최적화, 설비 유지보수—을 AI로 해결하는 것이 우리의 미션이었다.
에루디오바이오 – 인류를 위한 AI 기술 혁명
2023년, 나는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바로 인공지능-바이오테크 기업 에루디오바이오(Erudio Bio)의 공동 창업이다. 많은 사람들이 물었다. “왜 반도체와 제조업에서 갑자기 바이오로?” 하지만 내게는 명확한 이유가 있었다. 제약 산업은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다. 신약 개발의 90% 이상이 임상시험에서 실패한다. 약물과 인체의 상호작용이 너무 복잡해서, 초기 단계에서 충분히 검증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수십억 달러와 10년 이상의 시간을 투자해도 실패한다. 이것은 단순히 돈의 문제가 아니다. 그 시간 동안 치료받지 못하고 고통받는 환자들의 문제다. 이 문제를 AI로 해결할 수 있다면? 그것은 반도체 불량률을 1% 줄이는 것보다 훨씬 더 의미 있는 일이다. 수백만 명의 생명을 구할 수 있다.
2025년, 우리는 게이츠 재단(Gates Foundation)으로부터 백만불 규모의 연구비를 지원받았다. 이는 우리 기술의 글로벌 보건 문제 해결 가능성을 인정받은 것이다. 특히 저소득 국가의 환자들을 비릇한 보편적 인류에게 저렴하고 정확한 진단 및 치료 도구를 제공하는 것—이것이 우리의 궁극적 목표다. 우리는 또한 스탠포드 의대, 하버드 의대, 아날로그디바이스 등 세계 최고의 기관들과 파트너십을 맺었다. 이 파트너십은 우연이 아니다. 나와 내 공동창업자가 반도체에서 쌓은 경험, 아마존에서 배운 AI 기술, 그리고 가우스랩스에서 익힌 산업 AI 노하우가 모두 합쳐진 결과다.
2025년 7월, 나는 한국 법인 에루디오바이오코리아를 설립하고 대표이사를 맡았다. 서울대학교 분당병원과 협력하여 한국인 특화 암 진단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 한국인의 유전적, 환경적 특성을 반영한 맞춤형 진단 도구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 기관생명윤리위원회(IRB) 승인 절차가 진행 중이며, 내년 안에 승인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 유사한 협력을 대구 계명대 동산병원 진단검사의학과와도 진행중이다. 반도체에서 전자상거래, 산업 AI, 그리고 이제 생명과학까지—겉보기에는 전혀 다른 분야들이다. 하지만 나에게는 하나의 일관된 흐름이 있다. AI와 최적화라는 도구를 사용해, 사람들의 실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창업가의 자유 - 역설적 여유
가우스랩스를 떠나 에루디오바이오를 설립하고 나에게 예상치 못한 변화가 찾아왔다. 분명 내가 하는 일은 기존보다 2~3배 이상 많아졌다. 결과와 성과를 기준으로 봤을 때 그랬다. 그런데 역설적이게도, 내게 시간적 심적 여유가 생겼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 두 가지 정도의 이유를 생각해 볼 수 있을 듯 하다. 첫째, 내가 드디어 진정한 내 시간의 주인이 되었다는 것이다. 더 이상 9시 출근 5시 퇴근의 틀에 갇혀 있지 않았다. 내가 원하는 시간에, 내가 집중하고 싶을 때, 내가 원하는 일할 수 있었다. 이것은 단순한 시간 관리의 자유가 아니었다. 내 일과 삶의 흐름을 내가 설계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둘째, 드디어 온전히 내 상상력을 펼칠 수 있게 되었다. 누군가가 정해 놓은 방향이 아니라, 내가 기획하고 설계한 대로 사업을 이끌어갈 수 있었다. 내 비전을, 내 방식으로, 실현할 수 있었다. 이것이야말로 창업가만이 누릴 수 있는 진정한 자유였다.
K-PAI – 사람을 연결하는 힘
이와 더불어 내게 일어난 가장 큰 변화는 바로 실리콘밸리 프라이버시 보존 인공지능 포럼(K-PAI: Silicon Valley Privacy-Preserving AI Forum)을 공동창립하고 리더가 되었다는 것이다. 처음에는 단순한 AI 기술 포럼이었다. 그런데 1년도 안 되어 K-PAI는 실리콘밸리 AI 커뮤니티의 중심이 되었다. 이것은 내가 의도한 바도, 바랐던 바도 아니었다. 다만 나는 진심으로 이 모임을 의미 있게 만들고자 했다. 인공지능에 관한 전반적이고 포괄적인 주제를 다루려고 의도 했고, 그에 따라 훌륭한 연사들을 모셨으며, 사람들에게 특별하고 차별화된 네트워킹 기회를 제공하고자 비영리단체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하려 노력했을 뿐이다.
그런데 내가 미처 생각하지도 못했던 일들이 1년 안에 벌어졌다. 실리콘밸리 한국무역관(KOTRA Silicon Valley)에서 먼저 영속적인 파트너쉽 제안을 해왔고, 포럼 시작 수개월 만에 자발적 후원사가 나타났고 2026년은 상반기 6회 행사의 후원사가 모두 정해졌으며, KOTRA Silicon Valley, K-BioX, 한국 인공지능·집적회로 혁신센터 (K•ASIC: Korea AI & IC Innovation Center), 북가주 한인 변호사협회(KABANC: Korean American Bar Association of Northern California), 주샌프란시스코대한민국총영사관과 행사를 공동주최하기로 약속되어 있다. 출범한 지 1년 남짓한 신생 포럼 치고는 그야말로 놀라운 성과다. K-PAI는 명실공히 기술자, 창업가, 투자자, 엔지니어, 과학자, 언론인 등 다양한 분야의 리더들이 참여하는 매우 특별하고도 중요한 모임이 되었다. 지금 실리콘밸리의 한인 기술 커뮤니티에서 “AI”하면 “K-PAI”를 떠올린다. 내가 “K-PAI Person”으로 알려질 정도다.
K-PAI를 통해 나는 내가 정말로 잘하는 것이 무엇인지 깨달았다. 기술도 중요하지만, 사람들을 연결하고 의미 있는 대화를 만들어내는 것—그것이 내 또 다른 강점이었다. 그리고 내가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K-PAI를 통해 만들어진 네트워크가 내 사업에 직간접적으로 매우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내가 의도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 효과가 더 극적인 듯 하다. 이것이야말로 창업의 본질이 아닐까? 단순히 제품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모이고 가치를 창출하는 생태계를 만드는 것.
영재 학생들에게 - 나의 여정이 말해주는 것
첫째, 전문가보다 연결자가 되라
나는 수학자도, 과학자도, 풀타임 엔지니어도, 생물학자도 아니다. 하지만 나는 이 모든 분야를 연결한다. 최적화 이론을 반도체 설계에, AI를 전자상거래에, 산업 AI를 제조업에, 그리고 이제는 AI를 생명과학에 적용한다. 나의 강점은 한 분야의 깊이가 아니라, 몇몇 분야의 깊은 전문성을 기반(Anchor)으로 삼아 여러 분야의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들며 융합하고 통합하는 데 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경제적 가치를 만들어냄과 동시에 인류의 더 나은 미래에 기여한다.
둘째, 창업은 창조 행위다
많은 사람들이 창업을 단순히 돈을 버는 방법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나에게 창업은 창조 행위다. 가우스랩스를 만들 때, 나는 단순히 회사를 만든 것이 아니라 산업 AI라는 새로운 분야를 정의했다. 에루디오바이오를 통해 나는 AI가 생명과학과 만나는 새로운 가능성을 탐구하고 있다. 그리고 나는 깊은 수학적·이론적 토대, 현장에서 쌓은 실무 경험, 그리고 엔지니어로서는 드문 인문사회과학적 소양 및 지식, 경험을 이용해 세상 어떤 누구도 생각하지 않았던 않을 그림을 그리고 있다.
셋째, 실패를 두려워하지 마라
보통 사람들이 나에 대해 가장 오해하는 것 중 하나는 바로 내 인생의 여정이 순탄했을 거란 생각이다. 물론 겉으로는 충분히 그렇게 보일 수 있을 것이다. 고등학교 때는 수학올림피아드 메달 획득 등 전국 대회에서 입상을 자주 했었고, 대학수학능력평가에서는 전국 15등을 했고, 서울대 차석 입학, 우등 졸업, 그리고 스탠포드 진학, 그 악명 높다던 스탠포드 박사학위자격시험을 석사 과정 시작 수개월만에 통과하고 직후 스탠포드 교수님들 중에서도 단연 천재로 이름이 알려진 Stephen Boyd 교수님 연구실에 최초의 한국인 제자로 조인했으니 말이다.
그러나 실제로 내 인생은 불확실성과 고뇌의 연속이었다. 전자공학을 공부하고 관련 연구를 하는 내내 한편으로는 이론을 사랑하고 또 한편으로는 프래그래밍에 푹 빠지는 나를 보면서 내 전공 선택이 적절했는가에 대한 고민을 한 적이 한두번이 아니었다. 전공을 바꿔야 하나 고민을 한 적도 수 없이 많았다. 스탠포드 박사학위 취득 후 병역특례 케이스로 삼성반도체에 취직하려고 하였을 때 많은 선배들이 나를 말렸다. 미국에 남으라는 것이었다. 삼성을 떠날 때, 많은 사람들이 “안정적인 한국 최고 기업을왜 떠나냐”고 했다. 아마존을 떠나 가우스랩스를 창업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글로벌 빅테크 거인의 안정성을 버리고 스타트업의 불확실성으로 뛰어 든다는 것. 그리고 다시 에루디오바이오를 시작할 때도. 반도체와 제조업에서 바이오로 완전히 분야를 바꾼다는 것. 많은 사람들이 의아해했다.
각 단계마다 불확실성이 있었다. 실패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나는 의미 있는 일을 하는 것이 내 이성과 가슴이 오랜 장고 끝에 가리키는 방향으로 전진하는 것이 안정성보다 더 중요했다. 왜냐면 그것이 내 가슴을 뛰게 만들고 나를 움직이게 하는 에너지가 되기 때문이었다.
도전은 그 순간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하는 것이 아니다. 진짜 이유는 그 시점에서는 상상도 못 할 놀라운 선물들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에 하는 것이다. 아마존에서 빅테크 문화를 체득했고, 가우스랩스에서 비즈니스 통찰력이 깨어났고, 에루디오바이오에서는 내 시간의 진정한 주인이 되었다. 이 모든 것들이 내게는 놀라운 상상도 못했던 선물들이었다!
넷째, 사람이 전부다
기술이 아무리 뛰어나도 혼자서는 아무것도 이룰 수 없다. 대기업 업무도 창업도 연구도 팀 스포츠다. 에루디오바이오에서 나는 스탠포드, 하버드의 파트너들과 협력한다. 한국에서는 분당서울대병원, 계명대 동산병원, KAIST 등과 협력한다. K-PAI에서는 수백 명의 커뮤니티 멤버들과 생태계를 만든다. 동료를 신뢰하고, 파트너를 존중하고, 고객을 이해하는 것—이것이 성공의 핵심이다.
다섯째, 더 큰 목적을 찾아라
나의 궁극적 목표는 성공적인 회사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건강, 안전, 자유, 평등을 통해 인류가 번영하는 미래를 만드는 것이다. 에루디오바이오를 시작한 이유는 AI로 암을 조기 진단하고 더 많은 생명을 구하기 위해서다. 특히 의료 서비스를 받기 어려운 저소득 국가 환자들에게 희망을 주고 싶다. K-PAI를 만든 이유도 같다. AI 기술이 모두가 접근하고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이 되어야 한다는 신념에 근거한다.
마치며 - 순탄하지 않았지만 의미 있는 여정
나의 여정은 결코 순탄하지 않았다. 각각의 선택은 불확실성으로 가득했다. 반도체에서 전자상거래로, 산업 AI로, 그리고 바이오테크로. 하지만 돌이켜보면 이 모든 과정이 하나로 연결되어 있었다. 각 경험은 다음 도전을 위한 준비였다. 삼성에서 배운 제조업 지식이 가우스랩스로, 아마존에서 익힌 AI 기술이 에루디오바이오로, 가우스랩스에서 얻은 창업 경험이 K-PAI로 이어졌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나는 지금 내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나날들을 보내고 있다는 것이다.
게이츠 재단의 지원을 받아 인류에게 보다 나은 삶의 질을 제공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고 K-PAI를 통해 수백 명의 사람들과 지식과 기회를 나누고 한 해에 50여 회의 강연과 자문을 통해 내 경험을 동시대인들과 그리고 다음 세대와 공유한다.
이것이 바로 내가 원했던 삶이다. 나도 몰랐던, 그러나 내가 원했던 바로 그 삶이다.
그리고 마침내 나는 깨닫는다. 끊임없이 도전하고, 실패해도 다시 일어서며, 무엇보다 이 과정 자체를 즐기는 한, 내게 실패란 없다는 것을. 성공이란 어떤 도착점에 이르는 것이 아니라, 긍정적 사고로 이웃을 생각하고 보편적 인류애를 품으며 끊임없이 노력하는 바로 지금 이 순간이라는 것을. 따라서 나는 지금 이 순간도 성공하는 삶을 살고 있다.
그리고 이것은 당신에게도, 우리 모두에게도 진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