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ture of Dharma Song - 법성게法性偈
posted: 20-Sep-2024 & updated: 26-Sep-2024
Intro
▲ 법성게法性偈는 210자에 방대한 화엄사상 압축 / 한국불교 수행전통 오롯이 담겨
▲ ‘법성게’ 저자이자 ‘해동화엄초조’로 일컬어지는 의상 스님 진영. 일본 고산사(高山寺) 소장.
▲ ‘해동화엄 초조’ 의상 저술 ▲ 조선시대에도 주석서 편찬 ▲ 1350년간 지속적으로 독송 ▲ 마지막까지 듣는 천도법문
▲ ‘법’ 시작해 ‘불’로 마무리 ▲ 전체 내용이 ‘법성’ 노래해 ▲ 문자·모습 등에 매이지 말고 지금 부처로 살라는 가르침
법성게法性偈는 신라 의상義湘(625~702 CE) 스님이 화엄경華嚴經의 핵심교의를 담아 668년에 지은 게송偈頌으로서 저술된 당시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1350년간 지속적으로 널리 수지受持 독송讀誦되면서 전승되어 왔다.
오늘날 우리나라에서 예불禮佛과 기도祈禱를 포함한 의례儀禮의식儀式에서 자주 예송되는 의식문 가운데 경전經典의 핵심내용을 담은 것으로서는 반야심경般若心經과 화엄경약찬게華嚴經略纂偈 그리고 법성게法性偈가 대표적이다. 반야심경般若心經은 600부 반야계 경전의 전 내용을 260자로 담은 것이고 화엄경약찬게華嚴經略纂偈는 80권 화엄경華嚴經의 졸가리를 770자로 간략히 엮은 것이다.
법성게法性偈는 60권 화엄경華嚴經의 내용을 7언 30구 210자로 읊은 시로서 구불구불 한 줄로 이어진 법계도인法界圖印과 함께 반시槃詩로 지어졌다. 반시는 일승법계도합시일인一乘法界圖合詩一印이라고도 불린다. 그리고 의상義湘스님이 반시에 대해 직접 간략하게 해석한 내용과 함께 일승법계도一乘法界圖라는 이름으로 유통되었다. 스님은 서문에서 부처님의 가르침은 선교방편인데 언어 문자나 이름 모습 등 가르침의 자취에 잘못 매달리지 말고 무명진원無名眞源(이름 없는 참 근원)으로 되돌아가게 하려고 반시를 지은 것임을 밝히고 있다. 무명진원이란 바로 일승화엄一乘華嚴, 법성法性임을 알 수 있다.

이 법성게法性偈 내지 일승법계도一乘法界圖는 신라新羅 ⋅ 고려高麗 ⋅ 조선시대朝鮮時代를 내려오면서 계속 주석되어 왔다. 일연一然스님(1206~1289 CE)은 삼국유사三國遺事에서 솥의 국 맛은 한 숟가락만으로도 충분히 알 수 있다는 비유로 일승법계도가 화엄경華嚴經의 전 세계를 다 보이고 있음을 극찬하고 있다.
의상義湘스님은 화엄경華嚴經과 일승법계도一乘法界圖를 강설강설하하여 수많은 제자들이 깨달음을 얻고 화엄법계華嚴法界에 노닐 수 있게 하였다. 4대 제자, 등당도오자登堂覩奧者, 10대 제자들이 성인聖人과 현인亞聖으로 불렸다. 제자 진정眞定스님의 어머니를 천도薦度하기 위한 화엄경 강설講說 때는 3000의학義學들이 화엄법문을 들었음은 널리 회자膾炙되고 있다.
법성게法性偈 또한 지금도 여전히 영가靈駕들을 극락왕생極樂往生하도록 떠나보내기 직전, 도량을 돌면서 금생의 마지막순간까지 꼭 듣고 가게 하는 천도법문이기도 하다.
의상義湘스님은 전국에 화엄도량(華嚴十山)을 펼쳤고 해동화엄초조海東華嚴初祖가 되었다. 따라서 법성게法性偈는 의상 스님의 화엄경관 뿐만 아니라 한국화엄사상 내지 한국불교 수행전통을 알 수 있게 하는 매우 중요한 법문이라 하겠다.
법성게法性偈의 골자는 단연 법성法性이다. 아니 법성게 전체가 법성法性을 밝힌 것이다. 게송偈頌이 처음 법성으로 시작하기 때문에 제목이 법성게法性偈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으나 실은 법성게 전全 내용이 법성을 노래한 것이다. 법성게 30구를 선적으로 해석한 대화엄법계도주병서大華嚴法界圖註幷序에서 설잠雪岑(1435~1493 CE)스님도 210자의 종지는 법성에 지나지 않는다고 하여 법성을 강조하고 있다.
불교佛敎의 모든 경전經典과 진언 다라니陀羅尼의 경우처럼 법성게法性偈 역시 독송만으로도 공덕이 없는 것은 아니다. 게다가 법성을 잘 알고, 법계에 증입證入한다면 그 무엇과도 비길 데 없는 무량공덕無量功德을 얻을 수 있음은 분명하다.

Main text
義相祖師 法性偈
의상조사 법성게
法性圓融 無二相 법성원융 무이상 법의성품 원융하여 두 모습이 본래 없고
諸法不動 本來寂 제법부동 본래적 모든 법은 고요하여 움직이지 아니하니 진여眞如의 세계로다
無名無相 絶一切
무명무상 절일체
이름도 없고 형상도 없어 온갖 것 끊겼으니
證智所知 非餘境 증지소지 비여경 깨달음의 지혜로만 알뿐 다른 경계 아니로다
眞性深心 極微妙 진성심심 극미묘 참된 성품은 참으로 깊고도 오묘하니
不守自性 隨緣成 불수자성 수연성 자기 성품을 지키거나 집착하지 않고 인연따라 이루어지네
一中一切 多中一 일중일체 다중일 하나 속에 일체 있고 여럿 속에 하나 있어
一卽一切 多卽一
일즉일체 다즉일
하나가 곧 일체요 여럿이 곧 하나로다
一微塵中 含十方
일미진중 함시방
한 작은 티끌 속에 시방세계十方世界 머금었고
一切塵中 亦如是 일체진중 역여시 온갖 티끌 가운데도 또한 이와 다름없네
無量遠劫 卽一念 무량원겁 즉일념 한량限量 없는 오랜 세월歲月이 한 생각 찰나刹那요
一念卽是 無量劫 일념즉시 무량겁 찰나刹那의 한 생각이 무량無量한 시간이네
九世十世 互相卽 구세십세 호상즉 과거와 현재와 미래가 다른듯 하면서도 모두가 현재의 이 마음에 함께 있어서
仍不雜亂 隔別成
잉불잡란 격별성
얽힌 듯 얽히지 않고 각각 뚜렷하게 이루어졌도다
初發心時 便正覺
초발심시 변정각
불도를 이루고자 처음 마음 낼 때의 그 마음이
곧 바로 깨달은 부처의 근본 마음이요
生死涅槃 常共和
생사열반 상공화
생사와 열반이 언제나 함께하네
理事冥然 無分別 이사명연 무분별 진리의 본체계와 나타난 현상계가 한결같이 평등하여 분별할 길 없으니
十佛普賢 大人境
십불보현 대인경
시방제불十方諸佛 나투신 부사의 경계로세
能仁海印 三昧中 능인해인 삼매중 부처님은 고요한 해인海印 삼매三昧中 가운데서
繁出如意 不思議
번출여의 부사의
온갖 불가사의한 법을 나투시네
雨寶益生 滿虛空 우보익생 만허공 중생衆生을 이롭게 하는 진리의 보내가 허공 가득 비처럼 내리는데
衆生隨器 得利益 중생수기 득이익 중생衆生들은 저마다의 그룻에 따라 얻는다네
是故行者 還本際
시고행자 환본제
그러므로 수행자가 이 도리를 얻어 본바탕에 이르려면
叵息妄想 必不得 파식망상 필부득 헛된 집착을 끊지 않고서는 얻을 수 없다네
無緣善巧 捉如意 무연선교 착여의 걸림이 없는 방법으로 여의주如意珠를 마음대로 잡아쥐어
歸家隨分 得資糧 귀가수분 득자량 진리眞理의 고향故鄕에 돌아갈 자질資質과 능력能力대로 얻는도다
以陀羅尼 無盡寶 이다라니 무진보 신묘神妙한 다라니陀羅尼의 다함 없는 보배로서
莊嚴法界 實寶殿 장엄법계 실보전 온 세상世上을 장엄莊嚴하여 보배궁전 만드네
窮坐實際 中道床 궁좌실제 중도상 마침내 실다운 진리眞理의 세계世界
舊來不動 名爲佛 구래부동 명위불 옛부터 변함 없는 그 이름 부처로다!
